고등학교 때!! 네멋대로해라

Posted by 그루아노
2015. 8. 8. 01:31 일상

내 어렸을 때를 기억하면,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에 항상 자전거를 타고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녔다. 머리와 팔에 있는 여러 군데 상처만 봐도 부모님이 나를 키우면서 얼마나 힘드셨는지 상상이 간다. 내 부모님은 갓 5살이 된 나를 재워놓고 잠깐 집 밖에 나갔다 온 사이 어디론가 내가 사라져서 찾는다고 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. 초등학교 성적표에는 항상 주의가 산만하고 명랑하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. 






한번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께서 "감기 기운이 있으니 감기약 먹어야 해"라는 말에 "감기약보다 감기 안 걸리는 약 먹어야 하지 않나요?"라고 말대꾸를 한 탓에 손바닥을 맞기도 했었다. 어린 눈에는 감기약 봉투에 적힌 ‘감기약’이라는 문구가 이해가 잘 안 가서 궁금해서 던진 질문이었다. 초등학교 3학년 때는 계속되는 엉뚱한 질문과 산만한 행동 때문에 집으로 쫓겨나기도 했다. 지금은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쫓겨나는 일은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, 당시 내가 다녔던 학교 선생님 대부분이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고, 예의에 대해서 엄격했다. 어렸을 때 궁금한 게 많은 탓에 엉뚱한 질문으로 다른 친구들보다 선생님께 많이 맞았다. 그리고 내 담임이 되는 선생님은 항상 집으로 꼭 전화 한 통은 하셨다. 

"애가 너무 산만하고 말대꾸를 한다”면서⋯




전화 통화가 끝나면 아버지는 나에게 "학교에서 얌전히 좀 있으라”며 노하셨다. 매 학기가 끝나고 받는 성적표에 적힌 "주의가 산만하고 명랑하다"는 말은 수우미양가의 결과보다 어린 나에게 있어서 더 두려운 결과였다. 중학교, 고등학교에 가면서 점점 질문이 줄어들었고, 자연스럽게 학교 내의 교과 과정보다 학교 외적인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. 지금도 나는 하나의 경험이 끝나면 또 다른 호기심으로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는 주의가 산만한 경험주의자이다. 

얼마 전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된다고 하는 뉴스를 듣고 이제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빨리 시작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.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, 기말고사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을 하며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으며 본인의 꿈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다. 내가 꿈꿨던 학교도 바로 체험활동 위주의 교육이었다. 고등학교 때를 돌아보면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체육이었다. 다른 과목과 다르게 내 몸을 움직이며 체험에 가까운 시간은 체육 시간 밖에 없었다. 다른 과목에 관심 없는 학생들에게는 체육 시간만 되면 교실에서 해방이 된 것 마냥 웃으면 운동장으로 뛰쳐나왔다. 그때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도 항상 책상에 앉아 있는 과목에서 탈출을 시켜 주기 위해 자유활동을 많이 주셨다. 친구들과 농구, 축구 각자 좋아하는 종목에 사사오오 모모일 때 그때만큼은 모두가 얼굴에 웃음 빛이 돌았다. 그 1시간은 정말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. 지금 생각해보면 체육 시간이 모든 과목 중에 가장 빨리 시간이 지나갔다.